김소영 글씨당Calligrapher


글씨 쓰는 사람

캘리그라피 작가 김소영입니다.

캘리그라피는 ‘손으로 그린 문자’입니다.  

손으로 쓴 개성 있는 글자체를 의미 합니다. 

아름답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저는 글씨를 쓸 때 마다 

씀의 쓰임을 생각 합니다. 

그 쓰임의 힘은 책에서 얻습니다. 


저는 강릉에 삽니다. 

저는 강릉의 이주민입니다.  

강남을 좋아하고 패션을 좋아하는 

도시 여자였어요. 


하지만, 

7년 전 강릉에 터를 잡았죠

사는 곳이 달라지니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었고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니 

일이 달라졌어요. 

일이 달라지니까 

생각과 행동, 말이 달라지고

그게 곧 제가 되었습니다.  


제게 궁금해 하시는 세 가지가 있어요.  

첫번째가 젊은 도시 여자가 왜 강릉에서 살까? 

두번째는 손글씨를 써서 밥은 먹고 살겠나? 

세번째가 타지에 적응을 하겠나? 


첫번째 질문, 도시 여자가 왜?

도시에 살때 저는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일을 했습니다.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고 많이 우울했어요. 

밤낮없이 참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 했는데 

남은 건 공허함과 허무함 뿐이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우르르 

휩쓸리듯이 살았던 것 같아요.

나다움이란 전혀 없는 삶이었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내가 바라고 추구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다 버리고 강릉으로 떠났는데

산과 바다, 문화재와 호수 그리고 숲,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강릉에 다 있는거예요. 

강릉의 자연이 

제가 좋아하는 글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7년 전 

강릉에 처음 와서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했던 것 같아요.

일에 중독된 사람처럼 몰입하고 

부지런을 떨었죠.


처음엔 무작정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부터 시작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것도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여기 와서의 모든 일들은 그게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했고 그게 우선 순위 였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비웃고 수근거리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다와 산, 사람과 사람. 

글씨를 쓰며 깨닫는 

자연스러운 삶을 의미하는 

글씨당이라는 저희 집과 브랜드를 짓고


강릉문화원에서 4년 동안 

시민들에게 글씨를 가르치고

강릉의 모든 행사에 

캘리그라피 작가로 참여해서

무료로 글씨를 나눠 드린게 6년 입니다.


이곳에 와서 동네 주민들 부탁으로 

글씨를 써드리기도 했어요. 

저희 동네가 홍제동인데 

‘홍제쉬어가소’라고. 

동네 빈 공간을 쉼터로 꾸미시는데 

제 글씨로 참여하게 된거죠.

한 동네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기뻤어요. 

그렇게 차츰차츰 

강릉시 홍제동 주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두번째, 손글씨로 밥 먹고 살까?

내 글씨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편지를 예쁘게 써주고 싶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스승도 없고 전공자도 아니어서 

처음엔 많이 헤매기도 했습니다. 

불투명하고 막연하지만 

“글씨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간절하게 그렸습니다.


기법과 기술이 필요해지는 시기가 오는데 

스승도 없고 전공자도 아닌 저는 

미술관, 박물관에 자주 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최고의 그림과 글씨들은 

그 어떤 값비싼 수업료 이상으로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오랜 대가들의 귀한 서예 도록을 보면서 

글씨 모양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연습했습니다. 

실제로 서예가들과 타이포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그들과 가까이 교류하고 

늘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만나요.


이미지와 형태, 

작가의 개성을 보고 감상하면서 

보는 눈을 키웠고 

인터넷과 SNS채널을 통해서 

전세계 여러 글씨 전문가들의 

디자인 작업물을 보면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한문이나 

글씨들을 익히느라고 

잘 모르던 역사 공부까지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글자의 형태 뿐 아니라 

글씨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와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게 글씨를 그리는 것이 아닌, 

쓰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에 빠진 적이 있어요.


이때 모종린 교수님의 책,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를 읽고

어쩌면 모두가 특별하게 살 수 있고

모두에게 주어진 재능과 능력이 있다면

최소한 나답게 살 수 있다는 

나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공감 하고

제 길에 대한 확인을 얻고 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의뢰 받은 글씨를 어떤 것은 단숨에 씁니다. 

또 어떤 것은 한 달을 고민 해도 

먹물 한 번 찍어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이가 갖는 업에 대한 본질과 철학

생각과 신념을 들여다 보고 

깊이 공감 해야 마음에 드는 글씨가 나옵니다. 


이는 나다움에서 비롯하여, 

치열하게 몰입 하고 

작업에 몰두 하는 힘이 됩니다. 


최근에 한 일 중에 가장 뿌듯한 것은 

6개월에 걸쳐서 난설헌체를 만든 거였어요. 


남성 중심의 가치 체계가 확고해지던 

조선 중기에 허난설헌이라는 여성 시인의 존재가 

의미 있는 것은 당시에 강조되던 

현모양처로서의 부덕을 갖추었다거나 

성공한 자식을 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올곧게 그녀가 창작한 시의 

탁월함 때문이라는 데 있어요.  


그래서, 저는 조선의 여인들이 주로 썼던 

한글을 제 감성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난설헌체를 만들기 위해서 

쓰고 다듬고 추가하고 수정하고

글씨 형태와 꼴을 연구하고 

붓으로 하나하나 글씨를 쓰고

편집하고 구성하고 

그러다보니까 6개월이나 걸렸습니다. 


글씨 쓰는 게 왜 좋으냐고 물으세요.  

근데 그냥 좋은거예요. 

사실 이유는 그냥 붙이는 거예요.


행복한 단어, 

기분 좋은 문장을 준비하고 

좋은 글을 쓰면 

단순하게는 글씨의 모양을 내면서 즐겁고  

감동하면서 읽은 문장들은 

가슴에 스미는 것 같아요. 


간판이라는 게 누군가의 전부를 건 

일의 대문을 만들고 

얼굴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그만큼 자부심이 담긴 가치가 있는 

글씨를 써야 하는 일이구요. 


저한테 간판 글씨를 의뢰하신 

고깃집 사장님이 찾아 오신 날을 잊지 못해요. 

그 사장님께선 고기를 대하는 태도와 

자신의 철학과 자부심이 

간판이 될 글씨에 담기길 원하셨어요. 


A4용지 네 장 분량으로 소개 글을 

꾹꾹 눌러 써오실 정도로 진정성이 있으셨죠. 

가게에 직접 가서 보니까 매장 안 곳곳에

심지어 그 집 고기까지도

사장님을 빼닮은 것 같은거예요. 

사장님의 고집과 철학이 보이는 곳이랄까. 

음식 맛이야 두말 할 것 없고요. 

그런 곳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간판 글씨를 썼습니다.  


저희 집 화장실 세면대 위에 

진하고 시커먼 비누가 있습니다. 

제가 글씨 디자인 해드린 흑당고 입니다. 

당시 브랜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8억 펀딩을 달성 하셨습니다.


제가 크림빵을 좋아합니다. 

3년 전 작은 빵집이 있었어요

수업을 마치고 조용히 구석에서 

얼굴에 잔뜩 가루를 묻히며 

크림빵을 맛있게 먹어 치우곤 했습니다.

그 인연으로 로고를 만들어 드리게 되었죠.

그 집은 강릉에서 줄서서 먹는 대표빵집, 

강릉 빵다방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140여개의 로고를 디자인 하고 

타이틀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씀의 쓰임을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번째, 타지에 적응할까?

저는 해마다 올해 계획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세계 진출’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제가 쓰는 한글, 붓글씨는 한국적이며 

세계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붓글씨 퍼포먼스로 

공연 형태가 될 수도 있고 

한글 쓰기 체험 형태가 될 수도 있겠죠 

어쩌면 한글 자체를 아름답게 표현해서 

선물하며 알리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글, 글씨라는 것은 

모두의 가슴에 스미며, 

그 의미와 가치는

함께 공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강릉의 자연을 글씨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렇기에 강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익숙한 공간의 기반을 뒤로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한 

청년작가, 프리랜서, 여성작가 

모두 저를 수식하는 말들이에요. 


하지만, 저의 본질은 

쓰는 것이 좋은, 글씨 쓰는 사람입니다. 


저의 존재 가치를, 

일의 의미를 끊임 없이 증명 해야 했지만  

그로인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씀에 있습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 2년이 되어갑니다.

두려워 말고, 나만의 방식대로

글 씀을 시작해 보세요. 


씀의 쓰임을 생각하며, 

씀의 가치를 더할 수 있어서 

저는 더욱 즐겁습니다.  


항상 쓰고 싶은 글씨로

여러분의 마음에 스미는


강릉의 김소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소영Calligrapher


글씨 쓰는 사람

캘리그라피 작가 김소영입니다.

캘리그라피는 ‘손으로 그린 문자’입니다.  

손으로 쓴 개성 있는 글자체를 의미 합니다. 

아름답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저는 글씨를 쓸 때 마다 

씀의 쓰임을 생각 합니다. 

그 쓰임의 힘은 책에서 얻습니다. 


저는 강릉에 삽니다. 

저는 강릉의 이주민입니다.  

강남을 좋아하고 패션을 좋아하는 

도시 여자였어요. 


하지만, 

7년 전 강릉에 터를 잡았죠

사는 곳이 달라지니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었고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니 

일이 달라졌어요. 

일이 달라지니까 

생각과 행동, 말이 달라지고

그게 곧 제가 되었습니다.  


제게 궁금해 하시는 세 가지가 있어요.  

첫번째가 젊은 도시 여자가 왜 강릉에서 살까? 

두번째는 손글씨를 써서 밥은 먹고 살겠나? 

세번째가 타지에 적응을 하겠나? 


첫번째 질문, 도시 여자가 왜?

도시에 살때 저는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일을 했습니다.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고 많이 우울했어요. 

밤낮없이 참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 했는데 

남은 건 공허함과 허무함 뿐이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우르르 

휩쓸리듯이 살았던 것 같아요.

나다움이란 전혀 없는 삶이었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내가 바라고 추구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다 버리고 강릉으로 떠났는데

산과 바다, 문화재와 호수 그리고 숲,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강릉에 다 있는거예요. 

강릉의 자연이 

제가 좋아하는 글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7년 전 

강릉에 처음 와서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했던 것 같아요.

일에 중독된 사람처럼 몰입하고 

부지런을 떨었죠.


처음엔 무작정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부터 시작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것도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여기 와서의 모든 일들은 그게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했고 그게 우선 순위 였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비웃고 수근거리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다와 산, 사람과 사람. 

글씨를 쓰며 깨닫는 

자연스러운 삶을 의미하는 

글씨당이라는 저희 집과 브랜드를 짓고


강릉문화원에서 4년 동안 

시민들에게 글씨를 가르치고

강릉의 모든 행사에 

캘리그라피 작가로 참여해서

무료로 글씨를 나눠 드린게 6년 입니다.


이곳에 와서 동네 주민들 부탁으로 

글씨를 써드리기도 했어요. 

저희 동네가 홍제동인데 

‘홍제쉬어가소’라고. 

동네 빈 공간을 쉼터로 꾸미시는데 

제 글씨로 참여하게 된거죠.

한 동네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기뻤어요. 

그렇게 차츰차츰 

강릉시 홍제동 주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두번째, 손글씨로 밥 먹고 살까?

내 글씨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편지를 예쁘게 써주고 싶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스승도 없고 전공자도 아니어서 

처음엔 많이 헤매기도 했습니다. 

불투명하고 막연하지만 

“글씨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간절하게 그렸습니다.


기법과 기술이 필요해지는 시기가 오는데 

스승도 없고 전공자도 아닌 저는 

미술관, 박물관에 자주 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최고의 그림과 글씨들은 

그 어떤 값비싼 수업료 이상으로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오랜 대가들의 귀한 서예 도록을 보면서 

글씨 모양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연습했습니다. 

실제로 서예가들과 타이포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그들과 가까이 교류하고 

늘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만나요.


이미지와 형태, 

작가의 개성을 보고 감상하면서 

보는 눈을 키웠고 

인터넷과 SNS채널을 통해서 

전세계 여러 글씨 전문가들의 

디자인 작업물을 보면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한문이나 

글씨들을 익히느라고 

잘 모르던 역사 공부까지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글자의 형태 뿐 아니라 

글씨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와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게 글씨를 그리는 것이 아닌, 

쓰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에 빠진 적이 있어요.


이때 모종린 교수님의 책,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를 읽고

어쩌면 모두가 특별하게 살 수 있고

모두에게 주어진 재능과 능력이 있다면

최소한 나답게 살 수 있다는 

나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공감 하고

제 길에 대한 확인을 얻고 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의뢰 받은 글씨를 어떤 것은 단숨에 씁니다. 

또 어떤 것은 한 달을 고민 해도 

먹물 한 번 찍어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이가 갖는 업에 대한 본질과 철학

생각과 신념을 들여다 보고 

깊이 공감 해야 마음에 드는 글씨가 나옵니다. 


이는 나다움에서 비롯하여, 

치열하게 몰입 하고 

작업에 몰두 하는 힘이 됩니다. 


최근에 한 일 중에 가장 뿌듯한 것은 

6개월에 걸쳐서 난설헌체를 만든 거였어요. 


남성 중심의 가치 체계가 확고해지던 

조선 중기에 허난설헌이라는 여성 시인의 존재가 

의미 있는 것은 당시에 강조되던 

현모양처로서의 부덕을 갖추었다거나 

성공한 자식을 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올곧게 그녀가 창작한 시의 

탁월함 때문이라는 데 있어요.  


그래서, 저는 조선의 여인들이 주로 썼던 

한글을 제 감성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난설헌체를 만들기 위해서 

쓰고 다듬고 추가하고 수정하고

글씨 형태와 꼴을 연구하고 

붓으로 하나하나 글씨를 쓰고

편집하고 구성하고 

그러다보니까 6개월이나 걸렸습니다. 


글씨 쓰는 게 왜 좋으냐고 물으세요.  

근데 그냥 좋은거예요. 

사실 이유는 그냥 붙이는 거예요.


행복한 단어, 

기분 좋은 문장을 준비하고 

좋은 글을 쓰면 

단순하게는 글씨의 모양을 내면서 즐겁고  

감동하면서 읽은 문장들은 

가슴에 스미는 것 같아요. 


간판이라는 게 누군가의 전부를 건 

일의 대문을 만들고 

얼굴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그만큼 자부심이 담긴 가치가 있는 

글씨를 써야 하는 일이구요. 


저한테 간판 글씨를 의뢰하신 

고깃집 사장님이 찾아 오신 날을 잊지 못해요. 

그 사장님께선 고기를 대하는 태도와 

자신의 철학과 자부심이 

간판이 될 글씨에 담기길 원하셨어요. 


A4용지 네 장 분량으로 소개 글을 

꾹꾹 눌러 써오실 정도로 진정성이 있으셨죠. 

가게에 직접 가서 보니까 매장 안 곳곳에

심지어 그 집 고기까지도

사장님을 빼닮은 것 같은거예요. 

사장님의 고집과 철학이 보이는 곳이랄까. 

음식 맛이야 두말 할 것 없고요. 

그런 곳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간판 글씨를 썼습니다.  


저희 집 화장실 세면대 위에 

진하고 시커먼 비누가 있습니다. 

제가 글씨 디자인 해드린 흑당고 입니다. 

당시 브랜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8억 펀딩을 달성 하셨습니다.


제가 크림빵을 좋아합니다. 

3년 전 작은 빵집이 있었어요

수업을 마치고 조용히 구석에서 

얼굴에 잔뜩 가루를 묻히며 

크림빵을 맛있게 먹어 치우곤 했습니다.

그 인연으로 로고를 만들어 드리게 되었죠.

그 집은 강릉에서 줄서서 먹는 대표빵집, 

강릉 빵다방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140여개의 로고를 디자인 하고 

타이틀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씀의 쓰임을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번째, 타지에 적응할까?

저는 해마다 올해 계획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세계 진출’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제가 쓰는 한글, 붓글씨는 한국적이며 

세계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붓글씨 퍼포먼스로 

공연 형태가 될 수도 있고 

한글 쓰기 체험 형태가 될 수도 있겠죠 

어쩌면 한글 자체를 아름답게 표현해서 

선물하며 알리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글, 글씨라는 것은 

모두의 가슴에 스미며, 

그 의미와 가치는

함께 공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강릉의 자연을 글씨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렇기에 강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익숙한 공간의 기반을 뒤로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한 

청년작가, 프리랜서, 여성작가 

모두 저를 수식하는 말들이에요. 


하지만, 저의 본질은 

쓰는 것이 좋은, 글씨 쓰는 사람입니다. 


저의 존재 가치를, 

일의 의미를 끊임 없이 증명 해야 했지만  

그로인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씀에 있습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 2년이 되어갑니다.

두려워 말고, 나만의 방식대로

글 씀을 시작해 보세요. 


씀의 쓰임을 생각하며, 

씀의 가치를 더할 수 있어서 

저는 더욱 즐겁습니다.  


항상 쓰고 싶은 글씨로

여러분의 마음에 스미는


강릉의 김소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